2010년 7월 29일 목요일

정운찬 사임 `우리 정치지형 너무 험난`

"세종시 수정 관철 못한 책임과 허물 짊어지겠다"

 

최은석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총리직 사퇴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지금이 국가의 책임잇는 공복으로서 사임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의 표명이 처음이 아닌 정 총리는 이후에도 계속 총리직을 지킨 이유에 대해 "6.2 지방선거 부터 7.28 재보궐 선거에 이르는 정치일정 속에서 자칫 동요할 수 있는 정부의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국정의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28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된 지금,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퇴 이유는 역시 세종시 수정 불발이다. 정 총리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치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모든 책임과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이제 국무총리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당초 생각했던 일들을 이루어내기에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고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다"고 지난 10개월간의 소회도 밝혔다. 다만 "용산문제 해결은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고 했다.

정 총리는 후임 총리 인선이 마무리 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총리는 "국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 총리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한의 책무는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운찬 국무총리 기자회견 전문]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무총리직을 사임하고자 합니다.
여러번에 걸친 사의표명 이후에도 국무총리직을 지킨 이유는 6·2 지방선거부터 7·28 재보궐 선거에 이르는 일련의 정치일정 속에서 자칫 동요할 수도 있는 정부의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7·28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된 지금, 주요 정치 일정들이 일단락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지금이 국가의 책임있는 공복으로서 사임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9월 뜻하지 않게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된 이후로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그동안 저는 국가 운영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며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게 하는 균형추의 역할을 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했습니다.

그러나 당초 제가 생각했던 일들을 이루어내기에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고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습니다.

‘3불정책’이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힌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3화정책’으로 정착시키지 못한 점은 아직도 아쉽기만 합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하면서 모두를 위한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은 확고하게 마련하지 못한 점도 계속 가슴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의 차원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용산문제 해결은 가장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저는 아린 아쉬움과 자책감을 뒤로 한 채 모든 책임과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이제 국무총리 자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만 국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 국무총리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한의 책무는 수행하겠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따뜻한 성원을 보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0년7월29일 국무총리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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