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이슈 쏟아내자 "힘들다"아우성…회의때 조는 의원 상당수
"MB, 촛불집회 이후 '절대 끌려 다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더라"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복수노조 허용, 아프간 파병, 행정구역 및 선거구제 개편, 사교육 개혁, 국회 선진화에 개헌과 남북정상회담까지.
이명박 정부가 쏟아낸 이슈들이다. 새해 예산안을 두고 힘겨루기 중인 국회로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대형 과제다. 세종시 수정 문제만으로도 정치권은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모든 이슈를 견제해야 할 야당은 울상이다. 너무 많은 사안이 한꺼번에 쏟아져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일부 호재는 놓쳤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조찬간담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안상수 원내대표 고생이 많다"고 하자 웃으며 "대통령이 일을 많이 하니까 한나라당 의원들이 죽을 맛이다. 온갖 과제를 쏟아내고 고생이 많다"고 답했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실제 당내에선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대형 이슈를 한꺼번에 쏟아내 정신이 없고, 여당이 청와대와 정부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불만도 있다. 한나라당 회의에선 졸고 있는 의원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4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상당수 의원이 졸았다. 한 초선 의원의 보좌관은 "우리 의원만 잡고 있는 이슈가 3개다. 너무 많이 우리도 정신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친이·친박간 갈등을 증폭시킬 '당헌·당규'개정이란 폭탄까지 끌어안고 있다. 더구나 이 굵직한 이슈에 대해 여당조차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컨트롤해야 하는 당 지도부로선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안 원내대표가 이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1월로 미뤄줄 것을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지만 쉽게 드러내진 않는다. 친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대형 이슈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 같다"고 하자 "그거야 뭐…"라며 말을 아꼈다. 다른 중진 의원도 "그렇지 뭐…"하며 한숨만 내쉬었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전환기라 그럴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 관계자는 "정신은 없지만 일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이 지난 10년간 이렇게 이슈를 끌고 간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당 입장에서 보면 잘 하는 것이고, 야당에는 좀 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촛불이 꺼진 뒤 '절대 끌려 다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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