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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1일 월요일

“민주노총 이보다 더 썩을 수는 없다”

전 위원장 ‘골리앗 전사’ 이갑용씨, 비리로 얼룩진 내부 고발
정파가 조직 좌우…공금 수억원 날려도 “분란 일으킨다” 덮어

온종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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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복잡하지 않다' ⓒ 뉴데일리

“제도권에 들어간 민주노총은 썩기 시작했다. 위기를 잘 넘기면 바르고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이름보다‘골리앗 전사’로 기억한다. 이갑용이란 이름은 그가 1998년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고 나서부터 익숙해진 이름이다. 한국 노동운동의 중심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그는 올해 쉰 두 살이다.

이런 그가 자신의 23년 노동운동을 회고한 책에서 한때 자신이 이끌었던 민주노총에 직설적 언어로 비판의 비수를 들었다.

그는 “사람으로 치면 열다섯 살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민주노총은 제도권에 들어가 썩기 시작했다”며 “오늘날 민주노총이 왜 이렇게 됐는지 위원장을 했던 내부자로서의 경험과 조직 밖에서 경험한 외부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진단해보고자 했다”고 자신이 비수를 꺼내든 속내를 밝혔다.

비수가 비집고 들어가 보여준 민주노총의 속내는 가히 충격적이다. 썩을 만큼 썩었고 곪을 만큼 곪았다. 악취가 요동을 친다.

이갑용 씨가 ‘철수와 영희’에서 펴낸 380쪽 책 ‘길은 복잡하지 않다’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1997년 민주노총과 전국연합(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엽합)이 공동으로 ‘국민승리21’이란 선거조직을 결성하고 권영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운다. 권 후보가 30만6000표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낙선하고 김대중 정권이 들어섰다. 김대중 정권은 IMF를 만든 재벌은 놔둔 채 ‘국민’이라고 불리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정부에서 떠드는 대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나라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해고된 남편 대신 생계를 위해 접대부 생활을 해야 했던 어느 여성 가장이 목격한 것은 고급 술집에서 강남의 부자들이 술잔을 부딪치며 외치는 “이대로”라는 환호였다.

김대중 정권은 당선되자마자 민주노총 지도부를 만났다. 그러나 그 자리는 수구집단에 당해온 노동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김대중은 정리해고의 필요성만 내내 강조했다.<책 본문 171,172쪽>

이 씨는 책에서 김대중 대통령과의 만남도 회고했다. 그는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 세 번 만났다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자기 이야기를 하는 데 시간을 다 보내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선생님의 느낌이었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의 복잡한 인맥과 구조도 고발한다.

내가 민주노총 위원장에 출마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였다는 것을 출마하고 나서야 알았다. 기성 정치판 못지않게 운동 판에 존재하는 학연, 지연, 정파, 서울 중심주의 등에 의해 굴러가는 복잡한 조직의 구조를 알게 됐다. 민주노총의 위원장이라는 게 알 만한 사람들이 모여 작당하고 후보군을 뽑아 품평하고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섭외해서‘세워지는’것임을, 보이지 않는 손이 운동 판에도 있음을 미처 몰랐다. <책 본문 174,175쪽>

이 씨는 이 같은 정파의 존재가 민주노총을 갉아먹는 암 같은 존재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김대중 정권에 대한 애정과 무비판적 수용은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 정리해고를 받아들인 것에서 절정을 이뤘다. 노동절 대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몰아붙이는 김대중 정권 퇴진’을 넣은 것 때문에 난리가 났다. 나는 심하게 공격을 받았다. 그때 공격에 앞장을 선 사람이 민주00연맹의 위원장이었다. 한국노총 소속이었다가 민주노총으로 넘어왔는데 2004년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민주노총 집행부를 총사퇴하게 만든 인물이다. 그들은 “출범한지 1년도 안된 대통령에게 퇴진하라고 하는건 안 된다. 더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인데 우리가 욕해서 되느냐”라고 생각도 못한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후보인 권영길이 아니고 김대중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고 맞섰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권을 두둔하는 발언이 나올 줄은 몰랐다. <책 본문 197,198쪽>
 
이 씨는 곪아터진 민주노총의 비리도 지적했다. 1997년 민주노총 재정위원장 채모 씨가 공금 수억 원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날린 이른바 ‘재정위원회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목격한 민주노총의 무책임성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씨가 조사를 시작하자 일부 연맹과 지역 본부에서‘투쟁하라고 뽑아 줬더니 투쟁은 안 하고 분란만 만든다’며 난리가 났다. 재정위 실무자를 불러 조사를 하니 자료가 없다고 잡아뗐고 통장을 다 가져오라고 하니 불태우고 없다고 말했다. 검찰에 고발해서 조사를 하려고 하니 유독 이때만큼은 좌우도, 중도도, 노선과 상관없이 일치단결해 막았다. 이씨는 “평소 앙숙이던 이들이 이렇게 단결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고 회고했다. 그는“민주노총이 총체적인 비리집단으로 불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조직 돈 수억 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책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있다.
1990년 현대중공업 골리앗 파업 당시와 울산 동구청장 재직 때 만난 노 전 대통령은‘악법은 투쟁으로 깨야 한다’는 연설로 노동자들을 설레게 했지만 이듬해 골리앗 파업 때는 골리앗에 올라와‘그만큼 했으면 됐으니 내려가서 투쟁하자’며 태도가 달라졌다. 이 씨는 그때 크게 실망했다고 기억했다.

시인 오도엽 씨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다. “이갑용은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의 치부를 고스란히 세상에 말한다. 국민파니 중앙파니 하며 정파’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며 ‘정파’의 패악을 리얼하게 고발한다. 진보세력이 존경해야 할 숱한 지도자들을 실명까지 들먹이며 부패를 까발린다. 여기엔 좌도 우도 가리지 않는다. 때론 듣기 싫을 정도로 까칠하고 때론 이렇게 할 필요가 있는가 싶어 욕이 나올 정도다. 허나 어쩌랴! 이 부끄럽고 아픈 흔적이 모두 사실인데. 그리고 ‘그때’가 아닌 ‘지금’인데.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사라질 부스럼이 아니라 더욱 심하게 곪아갈 상처인데. ‘절대 읽지 말아야 할’ 이야기지만 꼭 한번은 듣고 반성하고 반드시 뜯어 고치지 않으면 안 될 오늘의 이야기다”라고.

김경욱 전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의 지적은 보다 직설적이다.
그는“이갑용 전 위원장은 이 책을 통해 노동운동의 감추어진 종양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조직검사 결과를 내놓았다. 검사 결과는 악성 종양이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오래 못 간다. 노동운동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약물치료가 아니라 악성 종양 전체를 들어내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과연 그 수술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성공할 수는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15일 가진 출판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기록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자는 차원에서 책을 발간하게 됐다, 실제로 잘못한 것이 많았고 반성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경우 비리사건, 성폭행사건 등은 그냥 덮어버리고 끝날 것이 아니었으며, 당시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었다. 그동안 뭐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이렇게 책을 발간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찾으려 한 것이다”라고.

이 책으로 평소 사회의 약자를 대변하고 인권과 도덕성을 내세우던 민노총이 좌파세력들의 대표 주자로서 자신들이 내세우던 도덕과 가치관과는 이율배반적이고 만성적인 모럴 해저드에 젖어 있다는 사실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제 민노총의 실체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우리 사회의 균형적 발전을 고민하는 단체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좌파세력들의 세 확산에만 몰두하는 전문 시위집단이라는 사실 역시 명백해졌다.

노동운동의 순수성을 잃어가고, 그래서 결국 국민과 노동자들이 등 돌리는 현실에서 이 씨의 충고가 얼마나 민주노총에 크게 들릴 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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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용씨는 1958년생이다.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노조 사무국장과 위원장을 지냈다. 1990년 5월 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골리앗크레인에 올라가 14일간 ‘골리앗 농성’을 주도했다. 1998년 4월~1999년 9월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다. 2002년 7월부터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을 지내다 파업 공무원에 대한 징계 거부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2006년 5월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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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성폭력 피해자 “악몽의 시간”

"조직을 최우선으로 일했는데 조직에 망가진 아픔은..."
전교조 기관지에 편지 보내...위원장 사과문 반박

온종림 기자

 

지난해 12월 민주노총 간부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전교조 기관지인 ‘교육희망’을 통해 자기 심경을 밝혔다.

피해자는‘민주노총 성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에서 “지난 12월 첫날로부터 시작된 저의 시련과 상처는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프기만 합니다. 상처와 충격으로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하루하루가 악몽의 나날이었으며 사건 해결의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숱한 고통의 순간들이 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고 일상의 삶을 빼앗아 가 버렸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나날을 보내면서 체중은 급격히 저하되었고 탈모와 시력 저하, 정서 불안, 대인기피증까지 겪게 되어 10개월이 넘게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여전히 저는 예전의 삶을 찾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현재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 동안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통해 저의 진정어린 바람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지속적으로 전교조와 소통을 했고, 진심어린 조직의 해결 의지와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소통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저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과 조직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더 아파해야 했고 이제는 조직에 대해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직은 피해자인 저를 우선시하는 해결이 아니라 늘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으니까요”라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조직은 저를 더욱 방치했는데 갑자기 10월 21일자 교육희망에 징계자 3인과 위원장의 사과문을 냈습니다. 조직은 사과문조차 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기관지에 내보내는 가혹함으로 저에게 또 상처를 주었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사과문으로 자기 신분이 노출돼 대인기피증이 더 심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직도 해결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조직이 제대로 사건을 해결하여 저의 상처가 치유되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조합원이었고 지금도 조합원이며 앞으로도 조합원의 살아가고 싶습니다. 저의 희망을 이루어줄 조직이라 믿고 믿으며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편지 전문]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피해자입니다
전교조 조합원 동지들께 드립니다

“지난 10월 21일자 교육희망에 징계자 3인과 정진후위원장의 사과문이라는 형태의 입장글이 게재되었습니다. 저에게 어떤 한마디 고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과문이 실렸고, 그것을 교육희망을 통해서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육희망에 저의 입장글도 게재될 수 있도록 지지모임을 통해 요청하였고, 이렇게 교육희망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저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2월 첫날로부터 시작된 저의 시련과 상처는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프기만 합니다.
상처와 충격으로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하루하루가 악몽의 나날이었으며 사건 해결의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숱한 고통의 순간들이 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고 일상의 삶을 빼앗아 가 버렸습니다.
너무나 아파서, 상처의 충격을 한시라도 잊을 수 없어서, 집으로 학교로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기자들에게 시달리면서, 때로는 동정어린 눈빛으로, 때로는 비웃는 웃음으로 바라보는 동료교사들의 눈총을 받으면서,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10번 정도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으면서, 용서하고 합의해 달라며 집과 학교로 찾아오는 가해자 김**의 배우자를 보면서, 저의 고통보다는 징계자 3인을 용서하면 안되냐고 부탁하는 주변 동지들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동지와 조직의 외면으로 받은 상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워 잠도 잘 수 없었고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나날을 보내면서 체중은 급격히 저하되었고 탈모와 시력 저하, 정서 불안, 대인기피증까지 겪게 되어 10개월이 넘게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여전히 저는 예전의 삶을 찾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는 제가 사랑하는 전교조, 제가 즐겁게 활동했던 조직과 함께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의 바람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저는 외부 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부단체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조직 상황이 더욱 더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야 했던 상처가 너무 컸었고, 그 때 누구보다도 저의 상처와 고통에 공감해 주기를 바랐던 동지와 조직으로부터 제대로 된 위로 한번 받아보지 못했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겨워 괴로운 나날을 보내면서, 저의 이 고통이 저만의 고통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겪은 상처의 본질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해자 여성 활동가들이 조직으로부터 동지로부터 버림받는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왔을까, 앞으로는 더 이상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내 자신이 괴롭고 힘들어도 용기 내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서 잘못된 조직 내의 몰성적이고 성폭력적 환경과 문화를 바꿔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것이 진정으로 조직을 살리고 나 자신도 살고 나와 같은 피해자를 살리는 길이다." 라는 제 자신과의 약속을 했습니다.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제 자신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통해 저의 진정어린 바람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지속적으로 전교조와 소통을 했고, 진심어린 조직의 해결 의지와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소통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저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과 조직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더 아파해야 했고 이제는 조직에 대해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직은 피해자인 저를 우선시하는 해결이 아니라 늘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으니까요.
조직 내에서 사건을 해결하고 싶었고, 조직 내에서 해결하자는 조직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1월 사건진상조사위가 구성되고 활동이 이루어지는 동안 저는 조직이 제대로 해결해 줄 거라 믿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언론에 성폭력 사건이 보도되면서 일파만파로 사건은 커져만 갔고 조직 보위에 급급했던 조직은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하기보다는 사건의 본질을 과도하게 감추려고만 했기에 사건 초기부터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조직이 스스로 막는 크나큰 과오를 범했고, 그 결과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사건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원장과 세 번의 직접적 만남을 가졌고 대리인, 지지모임을 통해 여러 번 저의 고통을 호소하였습니다. 저의 상처와 고통이 치유받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조직 내에서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조직이 나서서 제대로 해결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번번이 저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사건의 실체를 더욱 왜곡하여 만들어진 말들이 퍼져나가 오히려 제가 조직을 해하면서 징계자 3인을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파렴치한 가해자가 되어버려 본부 홈피에 끊임없이 저를 비방하는 글들이 난무했고 급기야 징계자 3인을 구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 상황을 크나큰 아픔으로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던 저는 그저 뼈를 깎는 아픔의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고 저의 심정을 호소할 그 어떤 통로도 없었습니다.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내는데도 피해자인 저를 그토록 심하게 비방하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저는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징계자 3인의 징계위원회, 대의원대회에서의 안건 논의 등을 앞두고 위원장은 저와의 만남을 요구하였고 저는 위원장과 만나서 저의 요구를 전했고 한 번만이라도 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하지만 저의 요구는 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무참하게도 짓밟혀버려졌습니다. 또, 조직은 징계위원회의 1심, 재심에 대해 제가 알아야 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고 저는 매번 결과만 통보 받았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여러 번 겪으면서 저는 점점 더 조직을 신뢰할 수 없었고 조직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지난 8월 경, 저의 고통을 지켜보기만 했던 제 소속 지회 집행부는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결의로 저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저와 지회집행부는 장시간 논의를 하여 위원장과 징계자 3인의 공식적인 사과와 징계자 3인의 자숙 기간을 둘 것을 요구하자고 의견을 모았으며 지회집행부는 위원장과 간담회를 하면서 요구 사항을 전달했고 위원장은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면담 이후 시간이 흘러도 조직에서는 그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다리고만 있던 지회장이 조직에 연락을 취하며 공식사과문을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로 조직에서 빨리 해결줄 것을 요청했지만 조직에서는 분명한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던 중 대대가 열렸고 대대에서 저의 요구를 담은 안건이 부결되면서 결국 제 소속지회집행부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대에서 안건 부결 이후, 조직은 저를 더욱 방치했었는데 갑자기 10월 21일자 교육희망에 징계자 3인과 위원장의 사과문을 냈습니다. 조직은 사과문조차 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교육희망이라는 기관지에 내보내는 가혹함으로 저에게 또 상처를 주었습니다.
위원장은 사과문에서 "사건 처리과정에서도 나름대로 노력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라면서 "결과적으로 피해자 선생님이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라고 하셨습니다. 즉, 사건 해결의 책임이 오히려 피해자인 저에게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셨습니다. 이것은 저의 간절한 요구를 한번도 동의하지 않았던 위원장과 조직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징계자 중 1인은 사과문을 통해 제 신분을 노출시키는 우를 범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대인기피증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징계자 3인은 사과문을 통해 "잘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조직을 살리고 싶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사과는 자신의 잘못된 언행을 스스로 바라보고 피해자의 고통을 진심으로 아파했을 때만이 사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사과문에는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저에게 했던 가혹한 말과 행동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자기 구제에 급급해 했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징계자 3인은 저와 함께 했던 동지였습니다. 그런 동지에게 상처받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그들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저 저만의 마음이었습니다.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동안의 일들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정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그래서 진실이 무엇인가를 조합원들이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직과 동지를 비방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과 동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모두 아프고 힘들지만 이런 시간들로 인해 조직과 동지가, 그리고 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해결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조직이 제대로 사건을 해결하여 저의 상처가 치유되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조합원이었고 지금도 조합원이며 앞으로도 조합원의 살아가고 싶습니다. 저의 희망을 이루어줄 조직이라 믿고 믿으며 기다리겠습니다.
2009년 12월 피해자가 씁니다.
*늘 제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어 고통의 나날 속에서 짧은 순간이라도 행복할 수 있게 해주었고 지금도 함께 하며 저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는 지지모임과 대리인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들로 인해 저는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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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0일 금요일

`복수노조 허용땐 삼성·포스코에도 노조 설립`

"복수노조 허용땐 삼성·포스코에도 노조 설립"

초일류기업도 고용불안 있을것…이미 설립 전담반 만들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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