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따라 같은 사안에도 180도 다른 발언 많아
노무현 정부 “무능한 진보”에서 “계승 대상”으로
온종림기자
유시민 전 장관을 제치고 여야 대선후보 지지율 2위로 떠오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연일 한나라당을 겨냥해 쓴 소리를 하고 있다.
정가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한나라당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각 이슈 별로 손 대표의 과거 발언과 현재의 발언을 비교해봤다.
우선 ‘한나라당 관련 발언’을 보자.
손 대표는 지난 2007년 1월 1일 “내가 벽돌이냐. 어떻게(한나라당에서) 빼서 (여권으로)넣느냐”(한나라당 충남도당 신년인사회)고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또 2007년 1월 22일 한라산 등반 때에는 “내가 한나라당의 기둥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해 2월 6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선 “내가 한나라당 그 자체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당 이후 손 대표의 발언은 180도 달라진다.
2007년 8월 30일 YTN과의 인터뷰에선 “영국의 수상 처칠도 당적을 두 번 옮겼다”고 발언했고 그해 9월 17일 광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광주를 훼손하는 정치세력과 함께했던 사실을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발언은 더욱 극과 극을 달린다.
손 대표는 2005년 6월 15일 “노무현 정부는 가짜진보-청개구리 정권”(뉴라이트 토론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해 7월 12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담에선 “요즘 신조어 중에 ‘경포대’란 말이 있는데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란 뜻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2006년 6월 21일 동국포럼 초청 강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국민을 갈갈이 찢어놓은 노 대통령의 리더십이 한국의 가능성을 다 죽이고 있다”고 화살을 날렸다. 2007년 2월 7일 성균관대 특강에서는 “경제를 파탄상태로 몰고 사회를 갈기갈기 찢은 이 정권을 국민은 당연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고 3월 2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노 대통령은 무능한 진보의 대표다. 노 대통령이 새로운 정치의 극복대상이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 같은 입장은 완전히 바뀐다.
지난 9월7일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는 “노무현 가치를 되살려 ‘잃어버린 600만표’를 반드시 되찾아 오겠다”고 발언했고 9월12일 부산 대의원대회에서는 “원칙과 상식에 충실했던 노무현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변화를 거부하지 않았기에 정권을 창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고 6일 봉하마을 참배 때는 “제가 정치적 입장을 달리 했을 때 노무현대통령께 인간적으로 결례를 범한 사실을 다시 떠올리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북정책 관련 발언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10월9일 민심대장정 기가회견 때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은 책임을 지고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과 개발을 완전히 철회하기 전까지 어떤 경제적 지원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 이날 백령도 해병여단을 방문해서는 “우리가 한미 공조를 확실히 하면 북한이 도발하지 못한다.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면 국지전이 일어난다는 여권 논리는 국제정치의 기본을 모르는 것”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5월9일 방북 인터뷰에서는 “햇볕정책은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폐기할게 아니라 계승, 발전시켜야 할 대상”l라고 말을 바꿨고 지난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설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우리가 보내 준 쌀을 정권 유지에 쓰더라도, 정부는 ‘그래도 부스러기라도 일반 주민들에게 가면 좋지’ 하면서 쌀 지원을 해야죠. 쌀 자체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가에서는 “입장에 따라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손 대표의 경우 말 바꾸기가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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