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을 놓고 민주당이 곤혹스러워졌다. 특히 다른 야당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원칙처리'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소속의원 변호를 위한 당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포문은 진보신당이 열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1일 국회 브리핑에서 "강 의원이 스스로 검찰에 자진 출두할 것을 촉구한다"며 "강 의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점이 있다면 법률적 절차를 통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소명하고 그에 따른 처분을 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원칙적으로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민주당이 국민 정서를 살펴서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간 민주당은 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도주의 우려가 없다면 불구속기소가 바람직하다"(박지원 원내대표)는 입장을 보여왔다.그러나 김태호 후보자를 비롯해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엄격한 도덕 기준'을 강조해오던 탓에 강 의원 처리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내 퍼진 상황이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에서도 "강 의원을 보호해주기 힘들 것 같다"는 요지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내정자들이 자진 사퇴한 배경도 그런 것"이라며 "같은 잣대와 같은 맥락에서 이 문제에 임해야 한다. '강성종 체포동의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못박았다.
김 원내대표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 박지원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여당입장에 우회적 불만을 표했다. 박 대표는 "집권 여당이 언제부터 다른 야당에게 협조를 구했는지 우리에게만 공식 통보 없이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은 정치 도의상으로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또 "강 의원도 나한테 전화를 걸어 '부담 갖지 말고 당에서 편히 결정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한 뒤 "어찌됐든 한나라당이 이렇게 하는 것은 무리"라며 거듭 불쾌해했다. 민주당은 내일(2일) 오전 9시에 정책회의 대신 긴급의총을 소집해 강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다른 야당들은 당론이나 구체적 처리 방침을 정하지 못했지만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일 본회의에서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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