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7일 화요일

북한, 월드컵 축구팀 혹독한 사상비판

“김정은 믿음 저버렸다” 선수 결함 낱낱이 따져
선수들 전원 김정훈 감독 비판...‘희생양’ 삼아

 

온종림기자

 

포르투갈에 7:0으로 패함으로써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된 북한 축구대표팀이 귀국 후 ‘대논쟁’이라는 형식의 사상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은 27일(현지시간) 북한 내부소식에 정통한 중국인 사업가의 말을 인용, “북한 대표팀 선수들이 귀국한지 며칠 안 되어 인민문화궁전 대회의실에서 ‘대논쟁’이라는 사상투쟁형식의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사업가는 “지난 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선수들을 놓고 사상투쟁회의가 있었다”면서 “다만 (재일교포인) 정대세와 안명학 선수는 사상투쟁회의에서 제외되었다”고 방송에 밝혔다.
그는 “평양에 있는 간부들을 통해 직접 들은 이야기”라며 사상투쟁회의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선수들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졌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또 평양의 한 소식통은 “7월 2일, 인민문화궁전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박명철 체육상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에 참가한 국가종합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대논쟁 모임이 있었다”며 “체육성 산하 각 종목별 선수들과 평양체육대학(조선체육대학), 김일성종합대학 김형직사범대학 체육학부 학생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회의가 열렸다”고 말했다. 외부세계의 비난을 의식해 대논쟁 회의도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이날 회의에 월드컵 경기 때 축구해설을 맡았던 해설원이 직접 참가해 각자 선수들의 결함을 일일이 따지고 들었다”고 말해 이동규 북한 축구해설원이 이날 대논쟁 회의에서 북한 대표팀 선수들을 비판하는 주역을 담당했음을 알렸다.
소식통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대표팀 선수들과 김정훈 감독이 비판무대에 올라선 가운데 체육성 산하 각 종목별 선수 대표들과 대학 대표들의 비판이 있었고 이동규 해설원이 개별적 선수들의 결함을 들춰내면 다른 참가자들이 연이어 비판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는 것.
특히 회의 마지막에는 대표팀 선수들을 한사람씩 내세워 김정훈 감독을 비판하게 함으로써 이번 월드컵 패배의 모든 책임을 김정훈 감독으로 몰아갔음을 시사했다.
신의주시의 또 다른 소식통도 인민문화궁전에서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선수들을 놓고 6시간이나 대논쟁 모임이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국가종합선수단을 책임진 지도원(감독)이 출당을 맞았다는 소문도 있고, 혁명화로 평양시 살림집건설현장에 투입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의주 소식통은 대논쟁의 내용이 ‘김정은 청년장군의 믿음을 져버렸다’는 것이어서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김정훈 감독은 무사치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북한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곧바로 간부강연회와 대학생들의 강연회를 조직하고 ‘김정은 청년대장의 령도의 결과’라며 요란하게 선전했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P 뉴데일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