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나선 유재석, '1인기업' 설립 초읽기
조광형기자
국내 예능 MC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MC유' 유재석이 홀로서기에 나선다.
소식통에 따르면 유재석은 이달 초 자신의 소속사인 디초콜릿E&TF(현 스톰이앤에프)에 미지급된 출연료를 청구하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 26일까지 답변이 없을 시 계약 해지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디초콜릿E&TF는 당초 유재석의 계약해지설이 나돌자 "소속사의 경영상 문제로 소속 연예인에게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소속 연예인과도 성실히 협의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유재석과의 결별설을 일축했다.
또 "지난달 20일 대부분의 압류 소송이 풀려 정상적인 자금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출연료 및 제작 경비 등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재석 측의 얘기는 달랐다. "그동안 대화를 통해 '출연료 미지급' 문제를 상의키 위해 기다려 왔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어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며 "계약해지 문제에 대해서도 26일 현재까지 소속사로부터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했다"는 것.
유재석은 디초콜릿E&TF의 공식 입장이 나올 때까지 '계약 해지' 통보 등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나, 디초콜릿E&TF의 경영 상태가 정상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을 경우 유재석의 소속사 '이탈'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으로 보여진다.
유재석과 소속사 디초콜릿E&TF의 계약 기간은 앞으로 1년 정도가 더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연예인이 소속사로부터 2개월 이상 출연료를 받지 못할 경우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기 때문에 지난 3개월 간 출연료를 받지 못한 유재석의 계약 해지는 별다른 잡음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5월 말 채권단으로부터 80억 원 상당의 가압류 처분을 받은 디초콜릿E&TF는 세 달 째 소속 연예인들에게 방송과 광고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논현동 본사 사무실의 경우 임대료를 내지 못해 경영·총무팀 일부가 작은 규모의 사무실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간판급 연예인들의 출연료 수억 원이 압류된 디초콜릿E&TF는 4년 간 외주제작을 해왔던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라디오스타)'의 제작에서도 발을 뗐다. 이에 대해 MBC 측 관계자는 "연초부터 회사가 채권 가압류 통지서를 잇달아 받으면서 연기자들에 대한 출연료 지급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MBC로선 디초콜릿E&TF와의 외주 제작 계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동안 디초콜릿E&TF가 제작을 맡고 있었는 연예프로그램들은 MBC '황금어장', SBS '강심장' '일요일이 좋다', '스타킹' KBS2 '해피선데이' 등으로, 디초콜릿E&TF는 이들 프로그램에 자사 소속 연예인들을 대거 출연시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누려왔다.
현재까지 디초콜릿E&TF와의 외주제작 계약을 해지한 곳은 MBC가 유일하다. 그러나 유재석 등 핵심 연예인들이 예상대로 디초콜릿E&TF와 결별을 택한다면 방송가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던 디초콜릿E&TF의 아성이 뿌리채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유재석, '연예가 FA시장' 나올까? = 만일 예상대로 유재석이 디초콜릿E&TF와 결별을 택한다면 유재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또 한번 연예계에 커다란 파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재석의 위상은 소위 '유재석 사단'이라 불리는 스타군단의 출연 여부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의 신설과 폐지를 결정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따라서 예능계 최대 '블루칩' 유재석을 잡는다면 방송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일부 대형 매니지먼트사들은 유재석의 '계약 해지'를 기정 사실로 간주하고 구체적인 영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예가에선 3년간 10억 원을 호가하는 높은 몸값(계약금)과, 사실상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유재석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기획사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회의론이 일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유재석 본인은 '1인 기업'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제는 유재석의 위상에 걸맞는 '독자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쇄도하는 있는 게 사실이다.
이처럼 유재석이 독자적인 매니지먼트사를 차릴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디초콜릿E&TF의 '또 다른 거물' 강호동은 당분간 소속사와의 파트너십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유재석과 함께 출연료 미지급 및 전속계약 해지 내역을 담은 내용증명을 소속사 디초콜릿E&TF에 발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던 강호동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홀로서기'보다 '소속사 존속'쪽에 더 무게를 두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7월 22일 팬텀엔터테인먼트에서 워크원더스(디초콜릿E&TF의 전신)로 둥지를 튼 이후부터 회사 경영에 깊숙히 개입해온 강호동은 유재석과는 달리 디초콜릿E&TF의 '회생'에 보다 신경을 써야할 입장이다. 따라서 계약 기간도 1년 이상 남은 만큼 만료일까지 소속사 내에서 연예 활동을 지속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디초콜릿E&TF의 자금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강호동을 비롯, 고현정ㆍ김용만ㆍ윤종신ㆍ아이비ㆍ박지윤 등의 존속 여부를 사실상 장담하기 힘든 형편이다. 출연료가 계속 밀린다면 연예 활동 자체가 불가능해 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이들의 '이탈' 혹은 '계약 해지'가 줄지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주식가치가 급락하는 형국에 유재석과 강호동이 동반 이탈할 경우 디초콜릿E&TF가 입게 될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게 방송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현재에도 막강한 스타군단을 보유,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디초콜릿E&TF가 현재의 위기만 잘 극복한다면 예전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낙관론을 펴는 관계자들도 있다.
이에 따라 과연 강호동이 자신의 자산가치가 깎이는 것을 감수하고 상처부위를 도려내는 '속전속결' 처방책을 내놓을지, 아니면 좀더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지 연예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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