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천국' 옛말…외국인 대상 범죄 기승
조광형기자
한국과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 천국' 필리핀이 하루 아침에 공포의 휴양지로 전락했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국내 일부 언론은 외신과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무장 괴한에 피랍돼 25명이 인질로 잡혔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AP통신의 관련 보도 캡처. ⓒ 뉴데일리
그러나 버스가 괴한에 피랍된 직후 "승객 대부분이 한국인"이라고 밝혔던 마닐라 경찰은 "추가 확인 결과, 현지인을 제외하고 인질로 붙잡힌 관광객 대부분이 홍콩 여행객들로 파악됐다"며 이를 정정 발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AP통신은 이날 현지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를 인용, "롤란도 멘도자(Rolando Mendoza)라는 이름의 전직 경찰관이 납치한 버스에는 25명의 관광객이 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이 아닌, 홍콩인들"이라고 밝혔다.
납치범 멘도자는 M16 소총으로 무장한 채 마닐라 시내의 한 공원에 버스를 세운 뒤 현재까지 경찰과 대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멘도자는 인질로 붙잡은 승객 중 3명의 여성과 3명의 어린이를 먼저 석방한 뒤 추가로 3명의 인질을 풀어줘, 한국시각으로 오후 6시 현재 버스에 남아 있는 인질은 16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멘도자는 얼마 전 범죄사건에 연루, 자신이 해고된 것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처럼 개인의 총기 소유가 허용돼 있는 필리핀에서는 최근 관광객을 대상으로 금품갈취나 살인 등 강력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버스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수도 마닐라 외곽에선 한국인들이 탄 차량이 무장 괴한들에 의해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1시 30분경 필리핀에 거주하는 조OO(42) 목사가 서울에서 필리핀을 방문한 목사 일행 7명을 태우고 공항에서 집으로 향하던 중 마닐라 동쪽에 위치한 파식 시티(Pasig City)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들은 조 목사 일행 중 남녀 2명을 납치해 10분 가량 자신들의 차량에 태운 뒤 달아나다 도로상에 풀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숨진 조 목사 외에 다른 일행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번 살해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해 달라는 수사 요청을 현지 경찰에 정식 의뢰한 상태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는 26일부터 3박 4일 동안 필리핀을 공식 방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을 예방하는 한편 교민 안전대책을 관련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