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박광태 영산강 기공식 참석에 "과도했다" 비난
"예의만 갖추면 됐지 당과 반대 의견은 눈살 찌푸릴 사안"
민주당은 23일 부글부글 끓었다. 텃밭인 광주 영산강에서 자당이 반대하는 '4대강 기공식'이 열리고 이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자당 소속인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가 참석해 4대강 사업을 치켜세웠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시·도지사의 기공식 참석을 감쌌다. 자칫 당이 4대강 사업을 두고 엇박자를 내는 듯한 모양새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그라고는 초점을 이 대통령의 야당분열 시도로 맞췄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다.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세균 대표는 "모두발언이 짧아야 하는데 할 얘기가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포문을 연 뒤 "어제 4대강 사업의 본격적인 삽질이 시작됐다. 아시다시피 4대강 사업은 4개 강에서 이뤄지는데 그 중 영산강은 예산규모가 14.5%에 불과하다"며 "왜 하필 영산강에서 기공식을 하고 대통령이 가고, 공영방송이 생중계하는지 그 저의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정 대표는 "온당한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고 이 대통령에게 TV토론을 제안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4대강 사업의 중심무대는 낙동강임에도 영산강에서 기공식을 하면서 대통령이 참석하고 공영방송이 생중계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쏟았다. 그는 "명백한 정치쇼로 정치이벤트"라고 규정했다. 자당 소속 박광태 박준영 시도지사의 참석에 대해선 "자치단체장은 지역개발사업에 약할 수밖에 없고 청와대에 약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시·도지사를 앞세워 야권을 분열시키고 호남 민심을 호도하기 위한 정치쇼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민주당 의원이 마음은 있되 몸이 올 수 없는 형편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이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도대체 언제 민주당 의원이 참석할 마음이 있다고 한 것인지 아전인수식 해석은 하지 말길 부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당 소속 시·도지사의 참석에도 "단체장이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불가피한 점은 인정한다"고 감쌌다.
그러나 두 시·도지사에 대한 불만은 크다. 참석은 어쩔 수 없다지만 당이 반대하는 정책을 치켜세운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행사에 참석은 할 수 있다"면서도 박 시장이 이 대통령에게 "선진일류국가의 성공한 지도자로 남기를 기원드린다"고 말한 데 대해선 "너무 심하고 과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국가 원수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고 대하면 될 것인데 소속 당 입장과 정반대 의견을 얘기한 것은 과도했다"며 "당 지도부나 지지자들이 눈살을 찌푸렸을만한 사안"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당 관계자도 "당이 17대 국회 때부터 반대하던 정책인데 그렇게 얘기하는 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