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국감중 9번 파행 교과위, 예산심의 일정도 못잡아
"야당위원장 출장잦고 예산심의 생각도 없어" vs
"여당정치력 부재탓, 사과해야"
11번의 국정감사 중 9번이 열리지 못했다. 준비한 질의 중 3분의 1밖에 소화하지 못한 여당 국회의원이 "그래도 나는 질의를 많이 한편"이라고 할 정도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얘기다.
지난 국감을 통해 교과위는 불량 상임위 딱지를 확실히 붙였다. 의원들 스스로 "부끄럽다"고 할 정도로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새해 예산안 심의에서도 이런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예산심의 일정 조차 못잡는 이유는 뭘까.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에게 직접 들어봤다.
여당 간사 임해규 의원은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예산심의 전망을 묻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임 의원은 "민주당은 양당 원내대표간 협의가 지연되고 있고 (어차피 예산안 처리는) 12월 31일이 돼야 할테니 서두를 게 뭐 있느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교과위야 말로 예산심의가 급한 상임위라고 했다. 그는 "(경기침체로)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갈 돈이 지난해 보다 감소한다"며 "이로 인해 지방교육청은 상당한 문제가 생긴다. 조금이라도 예산을 증가해주려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4대강 때문에 폭탄맞은 게 교육예산이라고 하는데 교과위는 4대강 사업 예산과 전혀 상관이 없고 쟁점도 없다"며 "예산심의 거부를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이종걸 교과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크다. 임 의원은 "위원장이 예산심의를 할 의항이 있다면 간사간 협의를 소집하면 되는데 (19일 한나라당 요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다음주 월요일 여야 간사간 협의를 하도록 노력하고, 예산안이 다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더라"며 "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노력하겠다니…"라고 개탄했다.
임 의원은 이 위원장도 예산심의를 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의 해외출장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임 의원은 "얼마 전 미국도 갔다 오고 유럽에도 다녀오고 사적으로 다닌다"며 "우리 상임위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뒤 "민주당 간사(안민석 의원)도 부산에 갔다고 하더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의원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퇴근 하도록 만들어야지 이러면 안된다"고 개탄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농구협회장 및 아시아농구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16세 이하 동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 참관과 아시아농구협회 회장단 회의 참석을 위해 19일 오후 출국해 21일 귀국했다. 야당 간사인 안 의원도 19일 대학 특강을 이유로 부산에 내려갔다.
민주당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불러 수능성적 공개 및 외고 폐지 논란에 대한 업무보고를 듣기로 한 여야 합의를 한나라당이 파기했다는 이유로 예산심의를 거부하고 있다. 안 의원도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11월 초 장관 긴급 업무보고를 받기로 합의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사과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합의한 것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야당이 항의 표시를 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래서) 다음주 까지 상임위를 못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교과위의 예산은 4대강 사업 예산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안 의원은 "4대강 예산과 상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예산 때문에) 교육예산도 1조원 이상 삭감이 됐다"며 "그것을 다시 복원시켜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4대강 사업 예산으로 인해 삭감된 교육예산의 구체적 사례를 요구하자 안 의원은 "분석은 다 해놨고 나중에 따로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교과위가 이런 파행을 겪는 이유는 여당의 정치력 부재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여당이 야당을 잘 다독거려야 하는데 야당을 자극했다. (19일 한나라당 교과위원들의 민주당 회의 참여요구) 기자회견은 뭣하러 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사과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데 사과는 안하고 우리보고 상임위를 안 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런 식으로 자꾸 야당을 자극한다면 우리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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