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6일 월요일

최희진, 태진아에게 보낸 `초음파사진` 공개할까

미니홈피 게시글 자진 삭제…명예훼손 고소 우려?
 
조광형기자
 

최희진 '임신·유산설' 주장…결정적 근거 있나?

4일 오후 6시 30분경 태진아-이루 부자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작사가 최희진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최희진의 입원 소식을 타전한 뒤 급히 채비를 꾸린 취재진은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고 응급실 로비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는 최씨를 만날 수 있었다.

통상 병원에 이송된 연예인의 경우 자신의 피폐해진 모습이 찍히는 것을 원치않는 경우가 많아 취재진은 녹음기만을 소지한 채 최씨와 30여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최씨는 탈수 증세로 병원에 실려온 환자 치고는 비교적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과 억울하다고 느꼈던 과거 경험들을 상세히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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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진 미니홈피
 
◆"그냥 자고 싶다는 애기가 아니잖아요?"
당시 최씨 곁에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애견샵 주인과 최씨의 변호사, 그리고 최씨의 후배들로 보이는 여성 2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씨의 상황이 안좋은 탓인지 지인들은 침묵을 지켰고 얼굴 역시 어두운 그림자가 역력했다.

"이날 오후 (자신의)가게에 찾아온 최씨가 갑자기 실신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고 밝힌 애견샵 주인은 "얘가 어제부터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일주일 내내 아무 것도 못먹어 거의 탈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얼핏봐도 최씨의 외관은 그리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눈동자도 많이 풀린 상태로, 마치 휠체어에 겨우 앉아있는 듯 보였다. 애견샵 주인은 "희진이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뭘 갖다 줘도 못먹고…, 자꾸 자고 싶대요. 이건 그냥 자고 싶다는 애기가 아니잖아요? 지금 희진이는 자기 스스로 주체를 못해요"라고 말하며 '최씨가 요즘들어 극단적인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뉘앙스를 짙게 풍겼다.

잠시 고개를 떨구고 있던 최씨는 태진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며 묻지도 않은 말까지 내뱉기 시작했다.

최씨는 "제 주장은 일관됩니다. 태진아 측에서 바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하는데…, 나는 이유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난 인간적인 사과를 바라는데 그 분은 왜 법적 고발을 할까요"라고 밝히며, 태진아 측의 '대응 방식'과는 별도로 자신은 "사과만을 바랄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애견샵 주인은 "태진아가 일본에서 왔다고 하는데 아무런 얘기도 없고 응답도 없고…, 이렇게 피해를 봤는데 당연히 보상을 받아야죠"라고 말하며 최씨에 대한 피해보상을 대신 요구하기도 했다.

◆"2008년 이루의 아이 가졌었다" = 그리고 최씨의 입에서 충격적인 발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태진아가 정말로 아들 이루와 헤어지라고 강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씨는 "얼마전에도 태진아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희진이가 이렇게 나오면 XX에 처넣고 거기서 평생 늙어죽게 할테니까. 딸네미 그렇게 되는 거 보기 싫으면 말려라'는 폭언을 했다"고 밝힌 뒤 "(자신에게)감시하는 사람을 붙이고 온갖 회유와 협박 등을 가해왔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2008년 당시 이루의 아기를 가졌었는데 임신 사실을 안 이루는 처음엔 당황하더니 이내 '아이를 낳자'고 말했다"면서 "우유부단한 면이 없지않던 이루가 아빠에게 임신 사실을 말 못하고 차일피일 시기를 미루는 것을 보면서, '제가 아기를 갖게 됐습니다'란 문자와 함께 콩알만한 크기의 태아를 찍은 초음파 사진을 핸드폰으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경 뱃속 아이의 초음파 사진을 이루에게 핸드폰으로 보냈고 같은 사진을 태진아에게도 보냈다"고 재차 언급한 최씨는 "이후 집으로 찾아온 태진아가 '아는데로 가서 애를 떼자'고 주장하며 몸싸움을 벌였는데 얼마나 심했는지 그만 애를 흘려버렸다(유산했다)"고 밝혔다.

최희진의 주장에 따르면 유산을 할 당시 임신 4주 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태진아가 자신의 양아들을 집으로 보내 200만원을 건넸다"는 사실도 폭로한 최희진은 "뱃 속의 아이도 생명인데…난 결혼 못해도 좋고 싱글맘으로 살아도 좋다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저쪽에서 입에 담지 못할 'XX년이 우리 집안 말아먹으려 한다'며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아이를 잃은 이후로 단 한번도 이루를 보지 못했다"는 최씨는 "태진아가 어떤 분인데 만나게 해주겠느냐"며 "이루도 불쌍하다. 아빠가 너무 과잉보호를 해서 어찌보면 이루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오래 참았다…어찌보면 이루도 피해자" = '왜 이제와서 이런 주장을 하느냐'는 일부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최씨는 "그동안 너무 오래참았다. 이렇게까지 안 만들려고 했는데…, 어떤 여자가 이런 상황까지 만들려고 기다리고 있었겠느냐"면서 특정 시기를 노린 것이 아닌, 인내하다 못해 불거진 돌발적인 상황임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 최씨는 "1월 초에 1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태진아 측에 보낸 사실이 있다"고 밝힌 뒤 "이 안에는 유산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씨는 "법적 소송으로는 가지 않겠다"면서 "처음부터 전 순수하게 인간적인 사과만을 구했었는데, 그런 저에게 법률대리인을 내세워 공세를 퍼부었던 그 의기양양함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고통을 당했을 최희진이 어째서 법적인 소송을 미루고 있는지에 대해선 여저히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최희진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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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진아기획의 조유명 대표는 4일 밤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태진아씨가 아들 이루와 최희진과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은 이들이 헤어진 이후였다"며 "그것도 아들이나 다른 사람의 입이 아닌 최희진씨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최씨는 '이루와 헤어지고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정신적인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발언을 태진아에게 했다"고 조 대표는 주장했다. 따라서 최희진 측에서 먼저 금품을 요구하고 협박을 가한 사실이 있는 만큼 소송을 걸만한 입장이 아니라는 논리다.

또 "사건 초기부터 우리가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이를 두고 일각에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면서 "최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우리 역시 자료를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으며 때가 되면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4일 오후 '자신이 음독을 했고 곧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는 최씨의 발언이 담긴 인터넷 기사를 봤다"며 "아니, 그 어떤 사람이 음독을 한 뒤 병원에 갈 것이라는 예고를 하느냐"면서 "보통 사람이라면 음독을 할 경우 조용히 혼자서 하지, 언론에 '나 음독했다'고 떠들진 않는다"고 밝혔다.

◆발간 예정 시집 제목, 미니홈피 제목과 일치 = 실제로 최씨는 올해 초 1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태진아 측에 보낸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으나 4일 오후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선 "처음부터 순수하게 인간적인 사과만을 구했고 지금도 이같은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혀 일관성을 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태진아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문자 내역도 의문이다. 당시 태진아는 한 방송에 출연, "오히려 최희진이 아들과의 교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했다"면서 "1년 반 동안 나에게 수 없는 공갈협박을 한 뒤 1월초에는 1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증명까지 보내왔는데 얼마 후(1월 29일) '용서를 구한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폭로했다.

태진아의 주장에 따르면 최희진은 "다음달 초에 제가 쓴 책이 나옵니다.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덕담 한 마디 들으려 전화드렸습니다"란 문자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다음주에 발간될 최희진의 책 제목이 자신의 미니홈피 제목 '천사는 악마를 동경한다'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나 이번 스캔들 소동이 결국 책자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일환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희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그 어떤 정황이나 증거가 포착되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다. 최희진은 4일 인터뷰에서 '유산설 같은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법적 소송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도 시종 "사과만을 요구한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또 이처럼 충격적인 사실을 토로한 최희진은 본지와의 인터뷰 직후 다시 전화를 걸어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나중에 공개할 테니 유산 얘기는 쓰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했다. 또 핸드폰으로 보냈다는 '초음파 사진'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 10시 17분 최희진은 자신의 말을 번복, 태진아로부터 낙태를 종용받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미니홈피에 그대로 게재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최희진은 "태진아씨도 기억하시죠? 제가 보여드린 애기 초음파 사진. 사람을 직접 죽여야 살인이 아냐...당신이 강제로 죽인 내 아기 살려내...보고싶은 우리 애기. 날마다 어느 구천을 떠돌고 있을까? 불쌍해 미쳐 돌 것 같아. 생살을 칼로 베어내는 고통이 이만 할까"란 장문의 글을 미니홈피에 게재하며 자신이 태진아로부터 낙태(유산)를 강요 받았다는 믿기 힘든 주장을 늘어놓았다.

◆최희진, 미니홈피 게시글 삭제 대체 왜? = 그러나 자신의 발언이 고스란히 기사회되자 최희진은 5일 새벽 미니홈피에 게재된 모든 글을 삭제했다.

지난 4일 오후 1시 "내 인내는 여기까지입니다. 자손들 번성하시고 돈 많이 버세요. 다른 불쌍한 분들 좀 도우며 살면 더 좋겠구요"라는 글을 올려 '폭탄 발언'을 예고한 최희진은 마침내 '자신이 태진아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고 심지어 유산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인터뷰와 미니홈피를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최희진은 홈피에 게재된 모든 글을 자진 삭제함에 따라 본인이 제기한 주장의 '신뢰성'에 스스로 흠집을 내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4일 오후 5시 50분 한 매체에 자신이 "음독을 했다"고 주장하며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의문이다. 최희진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와 인터뷰에선 음독에 대해 단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밥을 안 먹어서)숨도 차고 기운이 빠진 상태"라고만 밝혔다. 당초 입원할 것으로 알려졌던 최희진은 검사 결과 음독도 하지 않았고 입원이 필요치 않다는 소견이 나와 오후 10시경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태진아 측은 최희진의 발언과 관련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 태진아 측 법률대리인인 조모 변호사는 4일 머니투데이에 "최희진씨로 부터 협박과 돈 요구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또 있다. 그러한 피해자들중 2명을 이미 태진아씨가 만나봤으며 더 추가될 수도 있다"며 "그중 한 명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해서 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법적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과는 달리 5일 현재 태진아 측에선 최희진에 대한 법적 소송이나 해명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최씨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진실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P 뉴데일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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