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출신 감독' 편견 딛고 첫 장편 '요술' 연출
'관객과의 소통' 고민…차기작 '뱀파이어' 이야기
김은주기자
2002년 CF로 데뷔 후 여러 시트콤과 드라마를 종횡 무진한 청춘스타가 또 다른 영역으로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 영화 '요술'의 구혜선 감독.
아직까지도 감독이란 호칭을 어색해 하며 수줍게 웃는 얼굴에는 26살의 앳된 모습과 함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진지한 고민 또한 엿보인다. 하지만 연기, 미술, 음악, 영화연출까지 소화하며 다재 다능한 모습을 보인 구혜선 감독을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구혜선 ⓒ 뉴데일리

그들에게 그녀는 영화연출이 26년간 기다려 왔던 오래된 꿈이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고전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 감독의 꿈을 키워온 구혜선 감독은 소녀적인 섬세함과 청춘의 감수성이 담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그녀의 첫 장편영화 '요술'이다.
그녀가 영화 '요술'을 연출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었다. 관객들이 영화 안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그들이 느낀 대로 영화를 받아들이게 하려 했다. 그러기 위해 캐릭터에 명확성을 부여하지 않았고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물처럼 흘러가는 ‘음악’을 통해서 짐작 하도록, 어느 정도의 모호함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열린 생각으로 쓴 시나리오였기에 정답도 없었고 그녀가 하는 일은 큰 틀을 정하여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전부였다. 모든 부분을 배우들에게 의지하고 맡겨 한편으로는 배우들이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전적으로 배우들을 믿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담감까지도 믿었다.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불친절한 영화를 만들어 봤다’라는 구혜선 감독은 “영화를 통해 ‘그리움’을 남겨 드리고 싶었다. ‘그때 그랬었지’ 라는 모호함에서 출발하는 ‘그리움’ 처럼 관객에게 불분명한 느낌 정도 만을 전달하고 두 번, 세 번 곱씹어 보고 싶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첫 장편영화를 만들고 “아쉬움이 크지만 후회는 없다”는 구혜선 감독의 얼굴에서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 '무지개 여신'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이와이 슌지’ 감독과 추구하는 바가 비슷해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그녀. 회화적 감각과 소녀의 감성이 담긴 이와이 슌지 스타일의 영화처럼 본인도 그런 섬세한 감성의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요술' 개봉 후 다시 드라마로 복귀하는 구혜선 감독은 차기작으로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영화를 계획, 한층 쉬운 감성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준비도 하고 있다.
“어제 한 일 후회 말고 내일 일 걱정 말고 오늘 할 일 하자”며 주저하는 그녀에게 처음 영화연출을 권했던 영화사 아침 故 정승혜 대표의 말처럼 그녀는 지금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일을 향하여 전진, 또 전진 중이다.
영화 '요술'은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젊은 음악가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경쟁, 그리고 그들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아름다운 영상과 신비로운 음악으로 표현해낸 구혜선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지난달 24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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