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일 수요일

`부동산 컨설턴트`에서 차세대 디바로~

동계올림픽 응원곡 '날개'로 인기에 날개 단 윤화재인

조광형기자

 

 

두려운 줄 알아 두근거린다해도 두 팔을 펼쳐

크게 숨을 쉬고 날아봐 세상 속으로

이제 눈을 떠봐 네가 세상 위를 날아

이제 거침없이 너의 길을 가라

너의 두 날개 짓으로…

17일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겨울스포츠의 축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지난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세계 85개국 5천여명이 열전을 펼친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급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유달리 깜짝 스타가 많이 탄생한 스타의 '산실' 역할을 했다. 종목을 바꾸고 처녀 출전한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 한국 빙속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모태범,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추가한 이상화, 쇼트트랙에서 2관왕을 차지한 이정수까지, 한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이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쾌거를 잇달아 선보이며 일약 국제적 스포츠 스타로 등극하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써내려 갔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통해 탄생한 신데렐라는 스포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맨땅에서 기적을 일군 태극전사들의 가슴 벅찬 소식이 들려질때면 어김없이 전파를 탔던 'SBS 올림픽 캠페인 로고송'이 덩달아 인기를 얻으며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윤화재인(본명 윤주명) 역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제작된 홍보영상의 BGM으로 사용된 노래는 박선주 작곡 MR-J 작사의 '날개'란 곡이다. 당초 MR-J의 앨범에 수록됐었던 이곡은 가수 윤화재인의 파워풀한 목소리를 통해 올림픽 응원곡으로 사용되면서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됐다.

"두려운 줄 알아 두근거린다해도 두 팔을 펼쳐 크게 숨을 쉬고 날아봐 세상 속으로" 마치 올림픽을 위해 쓰여진 곡처럼, 이 곡은 비록 힘들더라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올림픽대회가 열리기 전 제작 돼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 홍보 영상에는 '피겨 여제'로 등극한 김연아를 비롯,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한 모태범, 이상화 선수의 모습이 담겨 있어 이들의 '금빛 사냥'을 예견한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노래가 울려퍼질때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숨이 멎는 듯한 감동과 희열을 느꼈다는 윤화재인은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것이 마치 내일처럼 뿌듯하다"고 말한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땐 김연아 선수 외 다른 선수들은 잘 몰랐어요. 그런데 모태범 선수와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이들이 바로 홍보영상의 주인공들임을 알게 됐죠. 그 순간 어찌나 놀라고 감격스러웠던지."

윤화재인은 자신의 6번째 싱글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Believe I can Fly…)'에 수록된 이 '날개'란 노래가 일반적인 사랑 노래가 아닌 힘없고 지친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는 희망적인 가사를 담고 있어 막연히 스포츠 테마 곡으로 사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어왔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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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윤화재인.  ⓒ 뉴데일리

 

"제 앨범을 프로듀싱해주신 분도 MR-J 앨범에서 우연히 이 곡을 발견하고 첫 마디가 '김연아 선수 동영상에 깔리면 좋겠다'는 얘기였어요. 그런데 정말로 김연아 선수의 훈련 장면이 영상에 담겨 있어서 너무 신기했어요. 서로 마음이 통한걸까요?"

이상화 선수와 김연아 선수가 땀을 흘리고 있는 영상을 보노라면 이들의 메달 획득에 작게나마 기여한 것 같아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윤화재인은 인순이가 부른 '거위의 꿈' 만큼, 자신이 부른 '날개'도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희망가'로 사용되길 바란다는 수줍은 꿈을 드러냈다.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가수가 됐고 지금도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노랫말 하나로 이렇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어요. 그래서 가끔은 힘들때도 있지만 저부터라도 힘을 내려고 해요. 예전엔 그냥 노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젠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사실 올핌픽 캠페인송 '날개'를 통해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윤화재인도 한때는 '절망의 나락'까지 떨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15세의 나이로 기획사에 스카웃 돼 수많은 레슨과 연습을 반복하던 윤화재인은 기나긴 연습생 시절을 견디다 못해 다른 분야로 진로를 바꿀 계획을 세웠다.

"어린 나이에 기획사에 들어가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그런데 앨범 제작은 커녕 데뷔 시기가 자꾸만 늦춰지니까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란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대학에 들어갔어요. 전공은 부동산 경영이구요. 졸업 뒤 시행·시공·분양 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건설 회사에 들어갔죠(웃음). 저는 공부를 잘했다기 보다는 항상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노력으로 재능을 대체하려는 마음이 강했어요. 다행이 회사 측에서 예쁘게 봐주셔서 월급도 꽤 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갔어요. 그런데 많은 돈이 있어도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은 뭔가가 자리잡고 있었어요. 결국 나의 길은 이게 아니라는 생각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어요."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온 윤화재인. 그러나 노래에 대한 열망은 있었지만 어릴 때 받은 상처들 때문에 곧바로 기획사의 문을 노크하지 못하고 가수에 다시 도전해야 할지 아니면 뮤지컬을 해야할지 혼자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고.

"당시 별다른 연습 공간이 없어 일산 대화에 있는 킨텍스 공터에 가 소리를 지르며 노래 연습을 했다"는 윤화재인은 "지금도 하루 종일 노래를 불러도 쉽게 목이 쉬지 않는 비결이 그 당시 쌓아놓은 연습량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날도 아는 분의 회사 연습실에서 잠깐 연습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 자리에 계셨던 한 분께서 제가 연습하는 모습을 촬영한 뒤 그 영상을 모 포털사이트에 올리신거예요. 저도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같은 사이트 전면에 제 영상이 뜨면서 한 콘텐츠 당 한 300만 클릭 정도가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댓글이 어마어마하게 달리면서…그 이후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앨범을 내게 됐고 아직 멀었지만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찍게 된 빅마마의 '체념' 등을 연습하는 UCC 동영상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수많은 팬을 감동시키게 된 윤화재인은 수많은 기획사들의 러브콜을 받은 끝에 2007년 디지털 싱글 '사랑이 이런 거였니'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윤화재인은 각종 행사나 대학축제에 단골손님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가창력 뛰어난 가수'란 평가를 받으며 '차세대 디바'로서의 발걸음을 조금씩 내딛는 중이다.

"정말로 처음엔 행사 축제에 초청 받아 돈을 받지도 않은 채 무대에 선 적도 많았어요. 그냥 무대에 서는 자체가 좋았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다니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주위에서 저를 많이 불러주셨고 입지가 하나둘 다져지기 시작했어요."

워낙 어릴 적부터 음악을 하다보니 짧은(?) 경력에도 불구 레파토리가 다양해졌다는 윤화재인은, 알고보면 다수의 아이돌 스타들을 제자로 거느린 선생님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저를 아시는 기획사 분들께서 부탁을 하셔서 가수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보컬 트레이닝을 계속해왔어요. 제국의 아이들 중 일곱명을 가르쳤었고 쥬얼리의 하주연도 트레이닝을 시킨 적이 있어요. 덕분에 하주연과는 서로의 앨범에 피처링을 해 줄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가 됐죠."

현재 '아가씨와 건달들'을 각색한 댄스뮤지컬 '잭팟'에서 도박에 빠져있는 남자 '환'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선교사 '마리'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윤화재인은 뮤지컬이 끝나면 이후 대학로 등지에서 소극장 공연을 펼칠 계획도 갖고 있다.

'제2의 OOO'가 아닌 가수 윤화재인이 되고 싶다는 그녀.

그녀의 이름처럼 꽃 같은 재주를 가진 사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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