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금강 살리기의 현장 금강보
환경전문가, 매주 현장 점검...현장 오염율 0%
온종림기자
“제가 공사 많이 해봤어요. 그래서 아는데 주민들이 공사에 불만이 있으면 대개 보상에서부터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런데 여긴 안 그래요. 잡음 하나 없습니다. 현장사무실 밖이 바로 시내인데 만나는 분들 모두 관심을 보이시고 친절하게 잘 대해주세요.”
금강보 조감도 ⓒ 뉴데일리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금강살리기 7공구 (공주지구) 현장사무실에서 만난 이경일 SK건설 7공구 공사부장의 표정은 밝았다.
“며칠 전엔 민방위교육장에 나가 잠시 짬을 내서 금강 살리기에 대해 설명을 드렸어요. 원래 교육이라는 게 지루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걱정을 많이 하고 갔는데 교육받으러 오신 분들이 모두 바로 앉으셔서 진지하게 제 설명을 들어주시는 거예요. 되레 제가 실수할까봐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부장은 “공주 시민들의 금강 살리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즐거워했다.
금강. 충청도들의 젖줄이자 충청도 사람들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다.
오죽 아름다웠으면 ‘비단강’이라고 불리웠을까?
금강은 전북 장수군 뜬봉샘에서 발원해 충북과 충남을 두루 거쳐 서해까지 401㎞를 유유히 흐른다.
하지만 산업화의 그늘은 이 아름다운 비단강을 아픔에 신음하도록 했다.
수질오염으로 물고기와 철새가 사라지고 생태계 파괴는 지역 주민들의 삶도 위태롭게 했다.
이렇듯 고통에 신음하던, 충청도 사람들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 새봄을 맞아 새롭게 깨어나고 있었다.
금강살리기의 목적은 홍수 방어와 물 확보, 수질 개선과 생태복원, 복합공간 창조의 물길 및 수변공간 개조이다. 본류 및 지류에 걸친 하도 정비와 노후 제방 보강, 농업용 저수지 증고, 다기능 보 설치, 생태습지 등 생태복원사업, 자전거도로 설치 등이 추진된다.
2조 9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지난 해 6월 연기군 행복지구가 선도사업으로 첫 삽을 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금강권의 용수 확보량은 1억1000만㎥, 홍수 조절능력은 1억㎥로 늘어나고 ‘좋은 물’ 달성 비율도 2006년 64%에서 2012년까지 79%로 끌어올리게 된다.
이중 금강살리기 7공구는 공주시 이인면과 우성면에서 반포면과 장기면의 총연장 26.3㎞를 담당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모든 사업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상습적으로 반복되는 가뭄과 수해 방지는 물론이고 사람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는 친수공간이 만들어져 공주 일대가 관광명소로도 거듭날 겁니다.”
윤대식 SK건설 7공구 현장소장은 “올 가을 열리는 2010세계대백제전의 주무대가 7공구 금강보 건설현장의 바로 위에 자리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 한국의 4대강 살리기를 홍보할 기회라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7공구의 랜드마크는 ‘금강보’다.
백제의 상징인 봉황을 형상화한 금강보는 다기능 보이다. 수문형 가동보와 복합형 가동보, 고정보를 같은 간격으로 배치하고 저층수와 퇴출토의 배출울 쉽게 해 수질의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금강보 가물막이 현장 ⓒ 뉴데일리
보 상단은 공도교로 꾸며져 차량과 함께 자전거 도로와 인도도 만들어진다.
“금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강 살리기’가 아닙니다.”
윤 소장은 “7공구 공사를 포함한 금강살리기는 금강과 주변지역의 개발은 물론 백제 문화와 연계한 생태, 경제, 문화 등 종합발전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서 금강 살리기를 백제 문화유산과 연계한 지역발전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주와 부여 등을 연결하는 67km의 뱃길 복원으로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던 백제문화 관광의 새 뱃길도 열리게 된다.
“단순한 치수나 토목공사가 아니라 더욱 어깨가 무겁다”는 윤 소장은 공주~부여 뱃길 복원이 대운하 사전 준비라는 오해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아직도 대운하 운운 하는 사람들이 있냐”며 웃었다.
7공구 현장의 환경 및 생태 보존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현장에 환경팀을 구성해 공사구역 전 구간을 매일 순찰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생태파괴를 감시한다. SK건설 본사의 환경 전문가도 주 1회 현장에 내려와 공사 상황을 살피고 감시와 조언을 하고 있다.
7공구에는 3개의 생태하천이 조성된다. 광역생태분석을 통해 선정된 신관, 쌍신, 웅진지구가 그것이다.
이중 웅진지구는 고마나루숲이 보존되고 2010세계대백제전 금빛무대 공연장이 만들어진다. 신관지구는 도시 시민들은 위한 축제공간과 시민들을 위한 체육공간이 조성된다.
쌍신지구는 연미산과 연계한 광장과 생태관찰원이 꾸며지고 생태수로와 야생화원이 만들어진다.
공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하중도와 송림 모래톱도 원형 그대로 보존된다.
공주시는 이에 발맞춰 금강 지류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문화유적 정비사업에 나섰다. 구천(15.4㎞)에 248억원을 비롯 제민천(3.7㎞)에 270억원, 이인 용성천(6.9㎞)에 200억원, 정안천(2,9㎞) 정비에 98억원, 그리고 왕촌천(1.2㎞)에 10억원을 투입해 지천도 함께 살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수질 문제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경일 공사부장은 토사유출을 줄이기 위해 고정식 이중오탁방지막과 이동식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혹 준설로 인한 수질 악화나 물고기에 대한 피해를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생활폐기물은 현장에서 분리해 수거함에 모았다가 재활용을 한다. 분뇨는 업체에 위탁해 전혀 오염이 없도록 처리하고 있다.
7공구에서 나오는 1020만㎥의 준설토는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중 770만㎥의 준설토는 골재로 재활용된다. 또 나머지는 침수 피해를 입던 농지를 높여 더는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사업에 사용된다.
이 모두 공주시의 수익이 돼 시는 이들 재정을 시민들을 위한 사업에 쓸 수 있게 됐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일자리도 늘었다.
이경일 부장은 “소요되는 인력과 장비의 90% 이상을 공주와 충남에서 충당한다”라고 소개했다. 되레 지역의 장비나 일손이 부족해 먼 곳에서 구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금강살리기로 인한 충청권 내 취업유발 인원을 4만14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주시 주민들도 금강 살리기 사업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공주시 장기면 의 한 주민은 “금강 살리기로 일거리도 생기고 소비도 조금씩 느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주시 관계자는 “금강의 물이 깨끗해지고 강변에 자연생태공원과 레저스포츠 시설이 조성되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내륙에 비해 낙후된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잊혀졌던 대제국 백제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백제를 흘렀던 비단강, 금강이 금강 살리기로 되살아나며 부활의 용트림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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