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주 `추미애가 민주당을 깔아뭉갰다`

노조법 환노위 통과에 한나라당도 "추미애 왜 저러지" 놀라
민주 긴급의총 "추미애 도저히 묵인 할 수 없고 책임 묻겠다"

최은석 기자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 한나라당은 놀랐고 민주당은 화났다.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 30일 추 위원장이 낸 중재안으로 통과되자 양당은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그간 노조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추 위원장의 고집에 애간장을 태웠던 한나라당은 그의 변화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자당 소속 추 위원장이 당론과 배치된 중재안을 한나라당과 함께 통과시키자 민주당은 "당을 깔아뭉갰다"고 분개했다.

노조법이 야당의 회의장 불참 속에 통과되자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추 위원장이 왜 저러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소속으로 자당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였고 더구나 반발하는 야당 환노위원 출입도 봉쇄한 상태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이를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어쨌든 노조법이란 큰 짐을 하나 덜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추 위원장의 변신을 크게 반겼지만 "이해는 안간다"고 고개를 저었다.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민주당 분위기는 싸늘했다.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두고 여당과 대치 중이어서 자당 출신 위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자칫 내부 분열로 비쳐질 것으로 우려돼 톤은 낮췄지만 이강래 원내대표와 환노위 간사 김재윤 의원은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원은 추 위원장 주도로 통과된 노조법을 "날치기 통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통과된 노조법에 대해서도 "자칭 추미애 중재안"이라며 "추 위원장과 한나라당이 이번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았다. 그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 고통스럽다"고 운을 뗀 뒤 "추 위원장의 태도는 도저히 묵인할 수 없다.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 기강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추 위원장에게)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당인으로 당론을 무시하고 당을 깔아뭉갠 채 노조법을 통과시킨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며 "할 말이 많지만 더 얘기를 하면 내분으로 비쳐질 수 있어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말한 뒤 "(추 위원장에게) 엄중한 유감을 표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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