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7일 목요일

4대강 물꼬 튼 이낙연 `다 이강래와 상의`

자당 내 비판에 "어떻게 지도부와 상의도 안하고 할 수 있겠느냐"

최은석 기자

 

"존경스러운 야당 위원장님"(안상수 원내대표), "존경을 표한다"(김성조 정책위의장),  "원래 (일을) 잘하는 분이다"(이계진 홍보기획본부장)

여야가 새해 예산안을 두고 극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지도부가 민주당 의원에게 한 말이다. 매 회의는 물론 각종 논평을 통해 민주당을 향해 불만을 쏟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야당 의원 칭송은 뜻밖이다. 주인공은 이낙연 민주당 의원.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인 이 의원은 지난 14일 4대강 사업 예산 4066억원을 처리했다.

더구나 이 위원장은 여야 합의를 도출하는 정치력까지 발휘했다. 예산 4066억원 중 700억원을 4대강 사업 이외 기타 지역 농업용 저수지에 사용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갖고 여야 의원을 직접 설득했다. 자당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고 이를 핑계로 새해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위원장은 쉽지 않은 결단을 한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직접 공식 회의를 통해 이 위원장을 치켜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그는 자당 의원에게는 뭇매를 맞았다. 15일 당 회의에 참석한 이 위원장은 지도부의 공격에 곤욕을 겪었다. 지도부의 비판에 "그래도 4대강 예산 일부를 다른 데로 돌려 성역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반박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예결특위에서 전액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자당 강경파의 비판에 "이강래 원내대표와 다 상의해서 한 것"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16일 오후 뉴데일리와 만나 "이 원내대표가 (4대강 사업 예산 4066억원 중) 1000억원까지는 다른 지역 농업용 저수지를 손보는 데 사용하도록 하라고 했고 그래서 700억원으로 중재를 한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지도부와 상의도 안하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었고 국회가 예산안을 놓고 대치 끝에 날치기를 하는 것 보다는 어떻게든 한쪽에서라도 철벽을 허물고 협상 숨통을 트고 싶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의 이런 소신은 여권의 변화도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회의에서 "4대강 예산도 불요불급한 것이 있으면 삭감할 용의가 있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고 정몽준 대표가 제안한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대표회담도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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