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기습 변경, 자체수정안 292조8000억원 규모…본회의로 넘겨
한나라당이 31일 오전 새해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한나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예결위 회의장을 본청 245호실로 긴급 변경하고 292조8000억원 규모의 자체 수정예산안을 기습 처리했다.
당초 이날 오전 7시 245호에는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의총이 시작되자마자 예결위 한나라당측 간사인 김광림 의원이 예결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에 회의장 변경을 통보한 뒤 의총 직후 예결위 회의장으로 전환해 처리한 것이다.
예결위 회의장 변경 통보 후 예산안을 처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정도다. 앞서 김 의원은 예결위 회의장을 찾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히 저항하자 “여기서는 회의를 진행하기 곤란하므로 회의장을 245호실로 옮겨 바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선포했다.
갑작스런 회의장 변경 발언에 당황한 민주당 의원들은 곧바로 245호실로 달려갔으나 그곳은 이미 한나라당이 의총을 연 이후 점거했던 상황이어서 민주당의 진입은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야당 의원의 진입을 막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직후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예결위 회의장을 변경해 날치기를 한 것은 불법이고 원천무효”라면서 “한나라당 의총에서 통과된 예산안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몸을 던져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은 정부가 제출한 291조8000억원보다 1조원 증액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최대 쟁점이었던 4대강 사업 예산은 국토해양부에 편성된 3조5000억원 가운데 2800억원을 삭감하는 데 그쳤다. 삭감된 4대강 예산 중 1400억원은 비4대강 사업인 소하천 정비 비용으로 신설하는 한편, 나머지 1400억원은 국채 감액으로 반영했다. 뜨거운 논란이 됐던 수자원공사 이자보전비용은 총 800억원 중 100억원을 삭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 부수법안 처리가 민주당의 반발로 불가능해질 경우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몸싸움을 더 격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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