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40%나 늘어...공부방? 경제위기로 '숙박 해결용' 급증
'보증금 없음' 대부분 회사원 살림방 "옆방 소음 다 들려요"
전국 고시원 10개 중 8개는 서울과 경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고시원의 본래 기능인 ‘학업’보다는 ‘숙박’ 해결을 위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값비싼 원룸보다 고시원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늘었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가 26일 공개한 시도별 고시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국 고시원 수는 총 6126개였으며, 이 가운데 약 80%가량인 4977개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의 고시원 수는 3838개로 전체의 60%가 넘었다. 그야말로 고시원 공화국이다. 이 가운데서도 관악(638개)과 동작(370개), 강남(283개), 서초(174개), 송파(171개)에 집중돼 서울에서 이 5개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달했다.
또한 서울의 고시원 숫자도 갈수록 급증하여 07년 대비 2년 만에 253개(40%)가 늘어났다.
센터 관계자는 “경제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의식주문제이고, 특히 일자리와 사는 곳은 서민에게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강남과 서초구가 고시원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경제위기에서 고시텔 같은 일자리용 숙박촌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2008년 당시 집계에 따르면 고시원 인구는 10만8000명이었으며, 이 중 학업이 아닌 숙박 해결을 목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이 60%인 6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시원도 ‘빈익빈 부익부’, “월 13만원짜리도 있어”
한편 같은 거주 목적이라 해도 고시원의 위치와 시설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북 지역에서도 취약한 고시원의 경우 3.3m²(1평) 남짓 공간에 책상과 겨우 몸을 뉘울 수 있는 공간의 방도 즐비하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한 고시원에 있는 영세 자영업자인 윤종석(30)씨는 “경제가 어렵다보니 조금 불편해도 싼 곳을 찾다가 이곳으로 왔다”며 “지금 고시원은 옛날에 공부하던 학생들이 쓰던 고시원이 아니라 대부분 직장인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씨가 둥지를 튼 이 곳은 월 25만원이다. 윤씨는 “그나마 여기는 창문이 있어서 좋다”며 “창문이 없는 방의 경우 가장 싼 곳은 13만원 짜리도 있다”고 전했다. 가장 불편한 점으로 그는 ‘주변 소음’을 꼽았다. 그는 “옆방에서 떠드는 소리도 들리고, 하다못해 전화벨 소리까지 들리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 소재의 한 고시텔의 경우 원룸에 가까운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시원 주인인 김모(56)씨는 “3평이 조금 안되는 크기의 방이 보증금 없이 월 45만원인데, 직장인들이 많고 여자도 2명 있다”면서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과 주변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3년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시원(29)씨는 “일반 고시원과는 달리 방안에 화장실도 딸려 있고, 간단한 취사도 가능해 편리하다”면서 “무엇보다 보증금이 없고 월세가 싸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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