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심볼 왕범이를 '중국동물' 해치로 바꾸며 예산 낭비
시의회 수차례 지적.. 국가브랜드위원장도 “해치 반대”
서울시가 시 상징물인 ‘왕범이’를 ‘해치’로 교체하면서 수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해치로 상징물을 바꾸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왕범이 사업에 예산을 사용했다.
특히 해치가 중국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라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과 시의회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치 관련 홍보비로 매년 작게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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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물 교체로 왕범이에 쏟은 돈은 어디로?
서울시의 고유상징물은 본래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를 변형시킨 왕범이다. 고건 서울시장 때인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왕범이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까지 유지되어 오다 지난 2008년 5월13일에 해치로 전격 교체됐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왕범이에 쓰인 사업비는 98년부터 08년 해치로 교체되기 이전까지 5억8350만원, 이 중 오 시장 재임 시절에 쓰인 돈만해도 1억43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서울시는 07년과 08년에 걸쳐 해치로의 상징물 전환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왕범이 마케팅과 기념품 제작에 1억원 가량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08년 5월13일 시 상징물을 해치로 교체하면서 왕범이 케릭터 사업이 전면 폐지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무리한 홍보예산 편성, 수차례 지적
해치에 들어가는 무리한 홍보비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해치로 상징물을 바꾼 이후 작년까지 1년7개월여 동안 디자인개발, 다큐멘터리 제작, 문화상품화 사업, 홍보물 제작 등의 명목으로 24억3100만원을 썼다. 연구비 2억6200만원을 포함하면 26억9300만원이다. 내년에도 해치관련 사업비로 수십억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많은 예산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치상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시청 앞과 한남대교 남단, 은평구 등 3곳에 불과하다. 시의회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2010년도 예산을 심사하면서도 남산 서울타워에 크리스털 해치 조형물 설치비용 9억원과 해치거리 조성비 1억6800만원 등의 예산을 ‘낭비’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A의원은 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치가 중국 전설 속 상상의 동물로 서울시 심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는데, 예산낭비도 심해 예산을 많이 깎았다”고 밝혔다.
어윤대 “해치는 중국동물, 다른 것 만들어야” 상징성 문제도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도 최근 시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해치가 중국의 상상속 동물인 만큼 서울시 심벌로 적합하지 않고, 자칫 중국과의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 위원장은 강연에서 “할 수 없이 만들었으니까 이제 집행을 해야겠지만, 해치는 중국의 동물이다. 우리 독도를 일본 사람이 다케시마라고 해서 유엔에 등재됐다고 가정해보라.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해치가 심벌로서의 부적합함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서울시에 바란다. 서울시에서 해태가 아니라 뭔가 남산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이모씨(42)는 “공무원이기 이전에 한 시민으로서 해치 캐릭터의 적합 여부를 떠나 자꾸 상징물이 바뀌니까, 이러다 다음 시장이 또 바꾸겠다고 하면 예산만 다 날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측은 시의 상징물로서 해치의 타당성과 효율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문헌상으로 보면 한국 해치가 중국보다 먼저라는 논문도 있다”며 “왕범이는 제대로 홍보도 안 했고 방치됐다. 또 서울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아 상징성이 약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또 “해치는 해외 관광객 유치와 세계 도시와의 경쟁 등 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며 “상징물을 이제는 체계화 시킨 만큼, 시장이 바뀌어도 해치는 바뀌지 않을 것을 확신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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