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민분향소서 시민들 눈시울 붉히며 조문행렬
고사리손으로 "아저씨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메모도
조광형기자
천안함 침몰 사고로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순국장병 46명의 장례 및 영결식과 관련, 정부가 25~29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한 가운데 25일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를 비롯, 전국 16개 광역시도와 군부대 수십여 곳에 일제히 분향소가 마련돼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초계함 천안함이 정체불명의 '외부폭발' 충격으로 침몰한지 31일째인 이날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도 헌화·분향을 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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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희생 장병들을 위한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가운데 헌화·분향을 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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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부터 조문이 시작된 이후 5시 현재까지 천명이 넘는 추모객이 이곳을 다녀간 가운데, 시민들은 한번에 15명씩 광장 중앙에 설치된 46명의 영정과 위패 앞에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는 식으로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광장 한켠에는 희생장병 46명의 생전 사진을 판넬에 게재, 눈길을 끌었는데 추모를 하기 위해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사라진 장병들의 영정을 보고 발걸음을 멈춘 채 애도의 뜻을 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민은 사진을 바라보다 감정에 북받힌 듯 눈시울을 붉혔고, 가족과 함께 헌화·분향에 나선 한 가장은 자녀들에게 장병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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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숙연한 표정으로 헌화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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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시민들이 광장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나오는 길 좌측에는 순국장병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대형 게시판이 마련돼 조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각양각색의 메모지에 적힌 내용들을 보면 어린 학생부터 일반시민과 군인,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한 마음으로 순직한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는 글을 남겼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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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장병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대형 게시판에 시민들이 깨알같은 글씨가 적힌 메모지를 붙이고 촬영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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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 남학생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해군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아저씨들을 잊지 않겠습니다"란 글을 적어내려갔다. 비록 삐뚤빼뚤한 글씨체였지만 오히려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져 감동을 더했다. 소년이 붙이고 간 메모지 옆에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또 미안합니다.."란 짧은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상황에서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말 외에 그 어떤 말이 더 필요할까? 현재 남아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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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들이 순국장병들에게 남긴 메모 내용.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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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누군가의 아들이고 동생이며 누군가의 아버지였을 당신들을 기억합니다. 그곳에서는 편히 지내세요"란 글귀와 함께 "당신들이 지켜낸 조국의 평화. 이제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편히 쉬세요"란 메모 역시, 장병들의 죽음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다짐'으로 읽혀졌다.
이외에도 "천안함 원인 진상 규명이 우선이다. 이대로는 우리 아깝게 죽은 장병들이 눈을 감지 못한다. 누구를 위한 순국이냐? 이런식의 물타기 용서할 수 없다. 천안함 침몰을 일으킨 자들은 천벌을 받을 것이다", "이땅의 좌경세력, 민주당, 민노당, 전교조 등을 해체시키자. 김정일 추종세력을 박살내자"란 다소 격한 감정을 토로하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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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분향소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시민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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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분향소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시민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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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장병들의 사진을 한 어린이가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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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장병의 생전 사진을 바라보던 한 여성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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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을 받고 자신의 헌화 순서를 기다리는 어린 조문객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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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시민분향소가 마련돼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켠에선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된 사진전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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