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4일 월요일

‘삼성 상속녀’ 주장 리제트 리, 알고 보니...

마약 운반하다 잡히자 “나 삼성전자 상속녀인데...”
美 검찰 “한국 출생...태권도장 하는 한인부부 입양”

 

온종림기자

 

지난 6월 14일 저녁,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비아의 포트컬럼비아국제공항에 벤나이스공항을 출발한 걸프스트림 전세비행기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비행기 문이 열리자 20대 후반 미모의 여성이 걸어 나왔다.
그녀가 10여 개의 가방을 들고 검색대를 지나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연방 마약단속국 직원들이 그녀를 둘러쌌다. 
전세비행기를 이용한 이 미모의 여성의 13개 가방에는 500 파운드(약 230㎏)에 이르는 마리화나와 코카인 등 마약이 발견됐다. 자그마치 30만 달러(3억 3000만원) 상당의 물량이었다. 
이 여성은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즈에 거주하는 한국계 리제트 리(LISETTE LEE. 28)로 밝혀졌다.
그저 평범한 마약운반 사건인 이 일이 주목받게 된 것은 체포된 리제트 리가 마약단속국 수사관에게 “나는 삼성전자 창업주의 손녀로 삼성전자의 상속인”이라고 주장한 때문이었다.
그녀는 또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짐 속에 어떻게 마약이 들어있게 됐는지 모르며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컬럼비아를 방문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마약단속국은 그녀가 이전에 4차례나 전세비행기를 빌린 것도 확인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교포사회는 물론 한국에서도 이 사건은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리제트 리는 마약 소지와 판매 혐의로 보석금 책정 없이 수감됐다. 만약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40년의 실형과 함께 2000만 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중범죄였다.

리제트 리ⓒ자료사진
▲리제트 리ⓒ자료사진
소문으로만 맴돌던 ‘삼성 상속녀’ 사건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리제트 리 가족의 대변인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리제트 리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리제트 리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딸 코린 리와 그의 남편 요시 모리타의 외동딸임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리제트 리 가족의 대변인은 이 같은 성명을 발표하곤 “리제트 리가 이병철 회장의 손녀가 맞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삼성 쪽에 보냈다.
결국 대변인 스스로도 리제트 리가 삼성가의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진실은 하루 뒤인 1일(현지 시간) 미국 검찰에 의해 밝혀졌다. 
미 검찰은 이날 리제트 리는 당초 ‘삼성가의 상속녀’라고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 태어나 한인 양부모 아래 비버리힐즈에서 성장했다고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리제트 리는 한국에서 코린 리씨와 일본계인 요시 모리타씨 사이에 태어났으며 생후 3주만에 한인 이 모씨 부부의 양녀로 입양됐다는 것이다. 
리제트 리는 지난 2000년 9월 시민권을 받고 LA 지역에서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그룹도 1일(현지 시간) "자신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손녀라고 주장하는 '리제트 리'라는 인물이 이 회장의 외손녀로 확인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리제트 리의 생모인 코린 리씨가 이병쳘 회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양아버지는 비버리힐즈 지역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으며 현재 딸의 석방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보석허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데렐라를 주장했던 리제트 리는 현재 오하이오 연방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P 뉴데일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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