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 것 자체가 중요” 의미 퇴색.. 계파 공방도 여전
김의중 기자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에 나선다며 24일로 사흘째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었지만, 참석한 의원은 3분의1도 채 되지 않았다.
이날 의총이 열릴 당시 오후 2시에는 50여명이 자리를 지켰지만,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해 토론이 열린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40명으로 줄었다.
정몽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논의하면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달리 보면 우리가 함께 모여서 상대 얘기 하는 것을 듣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텅빈 의석은 정 대표의 말을 무색케 했다.
이처럼 의총 참여도가 낮은 것은 같은 얘기가 매일 지겹도록 반복되는데다 2월 임시국회 회기 중이어서 상당수 의원들이 상임위 등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의원들에게 주어진 발언시간은 6분. 이 짧은 시간 동안 상대를 납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설득력이나 신선한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 의총의 실효성에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 붙는 가장 큰 이유다. 일각에선 “우린 토론과정을 거쳤다”는 명분만들기 차원의 의총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성헌 의원은 “안 나오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식의 토론이 필요 하느냐”고 지도부에 항의했지만 묵살됐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 안팎의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6.2지방선거 등 향후 주요 일정들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결론도출을 위한 의총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친이-친박 싸움 여전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의총에서도 여전히 지리한 주장만이 장황하게 늘어졌다. 다만 대부분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의 당위성을, 원안의 당위성을 설명한 가운데 친이 정두언 의원이 단상에 오르면서는 잠시 소동이 빚어졌다.
정 의원은 “미디어 환경이 변했고 민주당과도 대화를 해서 작년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미디어법을 만들었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갑자기 나타나서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법’이라며 당론을 뒤집고 수정안을 냈다”며 “지금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도 과거에 잘못됐다고 판단한 당론을 바꾼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자 이 의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으나 정해진 순서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달려가 “정두언 의원의 미디어법 발언은 박근혜 전 대표를 모욕하고 허위사실”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가 미디어법 수정안을 제시하기 직전까지 당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이 마치 정해진 당론을 박 전 대표가 수정한 것처럼 주장한 것은 국민을 호도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분명하게 이건 잘못된 것이고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의원은 “정부가 할 수 없는 타협과 절충을 할 수 있는 곳이 정치권”이라며 “국민들은 세종시 수정여론 40%, 원안 40%, 절충안 20%로 갈려 있다. 이제는 중진들과 지도부가 협의기구나 협의체를 통해서라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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