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세종시 당론변경 내분 이틀째 계속
유정복 "MJ 사과해라"-정몽준 "대표자리 어렵다"
23일, 세종시 당론변경을 위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또 한번 공방이 오고갔다. 전날 회의 공개여부를 두고 시끄러웠던 사건에 이어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세종시 회동 무산'을 두고 정몽준 대표와 친박계 유정복 의원이 진실게임 공방을 벌였다.
◆정몽준-유정복 의원, '이-박회동' 진실공방에 신경전
포문을 연 쪽은 유 의원이었다. 박 전 대표의 전 비서실장인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신상발언을 신청해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회동 문제는 중요한 정치적 문제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정 대표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없이 박 전 대표가 회동을 거부한 것처럼 말했다"며 공식사과를 요청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만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지만 박 전 대표의 거절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주호영 특임장관이 박 전 대표를 만나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얘기고, 지금까지 모두 응해왔지만 세종시는 이미 입장을 다 말했는데 잘못하면 입장차이만 확인했다는 여론을 들을 것 같아서 걱정된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이 말에 주 장관도 동의를 했고, (박 전 대표가)대화창구로 나를 지정해줬으나 이후 이 대통령 측의 어떤 형태의 면담 제의도 없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정 대표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회담 제의를 거부했다고 한 점과 왜 어제 의총장에서 얘기했어야 하느냐"면서 "무슨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관계가 아닌 발언에 적절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어느 분을 보내 다시 만나 상의하고자 하는 뜻을 밝혔지만 박 전 대표가 '또 수정안 얘기일텐데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고 해서 만남 자체가 안 이뤄진 것"이라며 "유 의원이 한 얘기와 내가 한 얘기가 별로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또 "여러차례 사실관계가 아닌 부분을 말했다"는 유 의원의 발언을 의식한 듯 전날 자신의 발언록을 들고 와 읽으며 발언취지가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총장 의원석은 술렁였고, 일부 친박 의원들은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고함을 치며 불쾌감을 표했다,
정 대표는 이어 "당 대표는 면도칼의 균형을 맞추듯 어렵다"며 "중립을 잘 지키는 사람은 이중간첩을 하면 잘 할텐데 나는 천성이 간첩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재차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참 대표하기 쉽지 않구나하고 느낀다. 내가 경험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말한 게 절대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니 잘 이해해달라"고 몸을 낮췄다.
이에 대해 안상수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자꾸 주제와는 다른 얘기가 나와서 토론이 헝클어지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신상발언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고 본안토론으로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장내에서 또 한번 안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의원들의 크고 작은 항의가 쏟아졌다. 친이계 정태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겠다"며 계속 손을 들었고,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하면 나도 할말이 많다"며 응수했다. 논란이 커지자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비공개로 하자"고 요청했고, 이를 두고도 의원간의 설전은 계속됐다. 고흥길 의원은 "왜 그런 말을 여기서 하느냐. 나중에 유 의원과 따로 해라. 이게 뭐야"라면서 의총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초선 박준선 의원은 의사발언을 통해 "정말 정말 부끄럽다. 인간적으로 우리 충성 경쟁 하지 말자"며 "충성경쟁으로 살림살이가 얼마나 나아질지 몰라도 국민께 죄송스럽다"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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