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의형제' 현실감 있는 남북대치 상황 그려 호평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부터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14주 동안 이어온 외화의 '예매 1위 행진'을 단숨에 끝낸 한국영화가 등장해 화제다.
'철옹성'처럼 여겨지던 아바타를 끌어내리고 예매 순위는 물론 한국 영화로는 13주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한 '의형제'는 지난 13일 하루 동안에도 24만7559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거침없는 흥행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의형제' 스틸 컷 ⓒ 뉴데일리
영화 관계자들은 송강호와 강동원이 지닌 '티켓파워' 뿐 아니라 남북한의 대치 상황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낸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많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크랭크 인' 전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밀한 사전 조사가 영화 속 리얼리티를 극대화 시켰다는 평.
◇"이게 식사가 됩니까?" = 제작진은 우리에겐 익숙한 음식이지만 북에서는 낯선 음식인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햄버거를 자주 등장시켜, 얼어붙었던 남북한 사람이 서로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여는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적인 줄만 알았던 두 남자, 한규(송강호 분)와 지원(강동원 분)의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다룬 액션 드라마 '의형제'. 극 중 한규는 아내와 딸을 영국으로 보내고 혼자 생활하는 일명 기러기 아빠다. 때문에 그는 햄버거로 끼니를 자주 해결하곤 한다. 그런 그와 위험한 동행을 시작하게 된 남파 공작원 지원은 북에서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인 햄버거를 처음 접하게 된다.
과연 북에서 온 이주민들은 햄버거라는 음식을 어떻게 생각할까? 강동원이 열연한 '지원' 캐릭터를 위해 실제 북한 이주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제작진은 그들이 한번도 햄버거를 먹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제작진은 인터뷰에 참석한 30대 남성 이주민들과 함께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이들은 남한에서 생활한지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꺼려해 패스트푸드점을 낯설어하는 눈치였다.
시골 길에서 햄버거를 나눠 먹는 '의형제'.
주문한 햄버거 세트가 나오자 이주민들은 "이게 뭡니까? 이게 식사가 됩니까?"라고 물으며 의아해 했다고. 뿐만 아니라 쌀이 아닌 빵과 고기로만 만들어진 햄버거가 과연 맛이 있을까 하는 의심의 눈치를 내비치기도 했다. 햄버거를 보고 근처 냉면집에 가서 회냉면이나 먹자고 하는 한 이주민의 말에 제작진들은 햄버거를 한입만 드셔보라고 권유했다. 결국 햄버거를 손에 쥔 그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햄버거를 만지작거리더니 조심스레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뭐, 먹을 만 하네요" 이렇게 말한 그는 결국 햄버거를 남김없이 먹었고, 그런 모습을 본 제작진은 남모를 기쁨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이 쉽게 찾는 음식, 햄버거. '의형제' 속 가족과 떨어져 사는 한규 역시 햄버거로 자주 끼니를 때우고, 지원은 그런 한규의 모습에 낯설어한다. 하지만 함께 지내게 되면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남자는 어느 시골길에서 함께 햄버거를 나눠먹으며 인간으로서, 형제로서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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