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4일 수요일

“독립신문 텍스트화, 서재필 정신 알리겠다”

서재필기념회 이사장 안병훈 기파랑 대표
“혁명가이자 언론인의 삶, 오늘에 실천해야”

 

온종림 기자

 

인연이란 묘하다.
우연히 스치듯 만난 사람, 그 짧은 만남이 다시 우연히 이어지게 되고 한평생의 소중한 만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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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 뉴데일리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의 경우가 그렇다.
1994년 4월 8일 서재필 박사의 유해를 전명운(田明雲) 의사와 함께 미국에서 모셔와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할 때 안 대표는 조선일보 편집인으로 한국신문편집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
한국신문편집인협회 회장 자격으로 그는 독립신문을 만들었던 서재필 박사의 유해를 맞으러 김포공항에 나갔다. 첫 번째 만남이었다.
그리고 2년 뒤 두 번째 만남이 이어졌다. 1995년 11월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안 대표는 다음해인 1996년 4월 ‘독립신문 영인본’ 6권을 펴낸다.
총 4500여 쪽 분량의 한글판 4권, 영문판 2권으로 구성된 ‘독립신문 영인본’은 서울대와 연세대가 소장한 독립신문의 원본을 면밀히 조사한 후 양 대학의 소장본 중 미비한 부분을 상호 보충하여 제작했다. 1000 질을 제작하여 언론계 및 학계 등에 나눠줬다.
그리고 2003년 4월엔 ‘서재필과 그 시대’라는 대작을 다시 펴낸다. 서재필기념회와 LG상남언론재단이 서재필 박사 서거50주년을 기념해 서재필 박사 관련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문집이다. ‘서재필과 그 시대’는 구한말, 일제하, 그리고 광복 후 등의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서재필 박사의 생애와 활동 및 사상 등을 고찰했다. 또 외국인 전문가를 포함해 각 분야별 전문가 14명을 선정해 서재필 박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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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필 박사 ⓒ 자료사진

 

이 심상치 않은 인연은 2월초 안 대표가 (재)서재필기념회 이사장을 맡게 되는 것까지 이어진다. 안 대표는 지난 1995년부터 기념회의 부회장을 맡아왔다.
안 대표에게 서재필은 어떤 존재일까?
안 대표는 서재필 박사가 구한말의 대표적인 선각자로, 1951년 1월 5일 미국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한국을 위해 기도한 애국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재필 박사는 1896년 4월 ‘독립신문’을 발간해 한글로 조선의 여성들이며 민중들을 일깨웠다. 이상재(李商在) 이승만(李承晩) 등과 독립협회를 결성하고 모화관을 개축해 독립회관으로 바꾸었다. 1897년엔 사대주의의 상징인 영은문(迎恩門)을 헐고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우기도 했다. 탁월한 선견지명으로 이승만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 것도 서재필 박사였다.
혁명가이자 언론인, 의사(醫師)이며 의사(義士)였다고 안 대표는 평가했다.

서재필기념회와 안 대표는 그동안 많은 기념사업을 해왔다.
2002년엔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 숙원사업이던 서재필 박사의 어록비를 세웠다.
폭 3.5m, 높이 2.66m의 어록비에는 서재필 박사가 1949년 쓴 ‘3.1절을 즈음하여 조선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합하면 조선이 살테고 만일 나뉘면 조선이 없어질 것이오. 조선이 없으면 남방사람도 없어지는 것이고 북방 사람도 없어지는 것이니 근일 죽을 일을 할 묘리(까닭)가 있겠습니까. 살 도리들을 하시오.”
또 의사였던 서재필 박사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2004년부터 서재필의학상을 만들어 박애와 사랑의 인술을 실천한 의사들에게 매년 수상해오고 있다.
이사장으로서의 안 대표의 포부는 평생 기자로 살아온 그답다.
한국언론재단이 PDF 파일로 보관하고 있는 독립신문을 텍스트화 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서재필 박사의 높은 뜻을 접하게 하는 것이다.
나라 뺏기던 구한말과 오늘 한국을 둘러싼 내외의 갈등을 생각하면 너무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작업이다.
듣고서야 무릎 치는 기자와 달리, 안 대표는 아마 10년도 넘게 생각해오던 바람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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